Vol.14 — Feature 04

8시 12분에
끊기는 마을버스

언덕 위 다세대 밀집지 세 곳에서 마을버스 막차를 열흘간 기다렸습니다. 시간표에 적힌 시각과 실제로 도착한 시각은 평균 6분 달랐습니다.

취재 10일노선 3개 측정 62회글·사진 편집실

이사 나간 빈집에서 발코니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해 질 녘 도시
bg-01.webp1920×1080 · 16:9 · 기사 도입 사진 Dark interior of a vacated apartment looking toward a balcony glass door at dusk, bare scuffed walls, empty concrete floor, warm amber sky outside against deep shadow inside, magenta #E14BD2 reflection on the glass edge, high contrast, 28mm lens, coarse grain

오후 8시 12분. 정류장 표지판에는 막차가 8시 20분으로 적혀 있었지만, 열흘 중 여섯 번은 그보다 8분 일찍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언덕 위 세대에서 정류장까지는 도보 4분.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낮에 오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확인하지 못합니다.

집을 고를 때 우리가 실제로 매일 쓰게 되는 건 평면도가 아니라 이 4분입니다.

경사도 11.4도, 계단 128칸

정류장에서 언덕 꼭대기 세대까지의 평균 경사도는 11.4도였습니다. 우회로인 계단길은 128칸. 장바구니를 들고 세 번 쉬면서 올라가면 9분 40초가 걸렸습니다. 지도 앱은 이 구간을 5분으로 표시합니다.

콘크리트 계단이 사선으로 교차하는 흑백 계단실
gallery-01.webp1600×900 · 16:9 · 본문 사진 1 Black and white photograph of a raw concrete staircase crossing the frame diagonally, hard directional light carving deep shadow, brutalist geometry, no people, high contrast monochrome, 35mm lens, pronounced film grain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어두운 콘크리트 계단참
gallery-02.webp1600×900 · 16:9 · 본문 사진 2 Very dark concrete stair landing with a single sliver of daylight grazing the wall, heavy shadow occupying two thirds of the frame, cold grey with faint magenta #E14BD2 cast, minimal brutalist composition, 28mm lens, deep grain

가로등 사이 간격 38m

계단길 구간의 가로등 간격은 평균 38m였습니다. 평지 구간(22m)보다 넓습니다. 밤 9시에 같은 길을 다시 걸으며 조도를 재보니, 계단 중간 40m 구간이 눈에 띄게 어두웠습니다. 이 구간은 구청 야간 조도 개선 대상으로 2026년 3월에 신청이 접수돼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 맞나

차가 있거나 재택 비중이 높다면 이 동네의 단점 대부분은 사라집니다. 반대로 야간 근무가 있고 대중교통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같은 조건이 매일의 피로가 됩니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맞고 안 맞음의 문제라 생각해 이렇게 적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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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는
8월 27일

15호는 옥상 연재 2화와 반지하 세대의 여름 습도 기록을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