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없어요”
앙상블 8년차 김유나 배우. 한 공연에서 여섯 역할, 의상 교체 최단 41초. 그가 무대에 머무는 시간은 주연보다 길다.
공연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 김유나 배우는 분장실이 아니라 무대에 있다. 여섯 번의 퀵체인지 동선을 발로 한 번씩 밟아본다. 8년째 하는 일이다.
— 앙상블이라는 말이 정확한가요.
정확하진 않죠. 저는 여섯 명이니까요. 1막에서는 마을 사람이고, 2막 초반엔 병사고, 중반부엔 무도회 손님이에요. 프로그램북에는 그냥 '앙상블 김유나'라고 한 줄 나옵니다.
41초 안에 일어나는 일
가장 짧은 교체는 2막 4장에서 5장으로 넘어갈 때다. 무대 오른쪽 윙에 드레서 두 명이 기다리고 있고, 그 자리에서 겉옷과 가발을 동시에 바꾼다. 신발은 미리 벗어둔다.
— 실수한 적 있나요.
가발을 반대로 쓴 적 있어요. 3년 전인데 아직도 생각나요. 그날 객석 3열에 앉은 분이 웃는 게 보였거든요. 무대에서는 그런 게 다 보여요.
“주연은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앙상블은 관객이 봐야 하는 세계예요.”
하루 34곡
수요일과 토요일은 2회 공연이다. 하루에 부르는 곡이 서른네 곡. 대부분 합창이라 마이크가 잡히지 않지만 목은 똑같이 쓴다. 성대 검사는 두 달에 한 번 받는다.
— 8년이면 지치지 않나요.
지쳐요. 그런데 커튼콜 때 열두 명이 같은 박자로 인사하면, 그 소리가 한 사람 소리처럼 들리거든요. 그게 매번 이상해요. 여덟 해째인데 아직 이상해요.
이 인터뷰는 24호 14쪽에 실렸습니다
지면에는 김유나 배우의 퀵체인지 동선 도면과 드레서 두 명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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