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완전히 넘어간 뒤 손을 눈앞에 대 보았습니다. 윤곽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사람에게 진짜 어둠은 생각보다 낯설고,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8월 마지막 주, 강원 인제의 한 노지에서 사흘을 보냈습니다. 차를 세우고 15분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자리라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전기가 없고 화장실도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 차로 22분.
해는 여섯 시 사십 분에 집니다
8월 말 인제의 일몰은 19시 12분입니다. 그런데 산 그림자 때문에 실제로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것은 18시 40분쯤부터였습니다. 조도계로 재 보니 19시 30분에 이미 3럭스, 20시에는 0.4럭스였습니다. 달이 뜨지 않은 날은 정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녁 준비는 18시에 시작해야 합니다. 이 한 줄이 이번 취재에서 얻은 가장 실용적인 결론입니다. 어두워진 다음에 불을 피우고 밥을 하려면 랜턴을 두 개 이상 켜야 하고, 그러면 배터리가 하루를 못 갑니다.
배터리는 예상의 절반이었습니다
20,000mAh 보조배터리 두 개를 가져갔습니다. 계산상 사흘은 충분해야 했는데 이틀 반 만에 바닥났습니다. 원인은 기온이었습니다. 새벽 최저 기온이 11도까지 떨어지면서 리튬 배터리 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배터리를 침낭 안에 넣고 잤던 셋째 날은 확실히 덜 줄었습니다.
| 항목 | 1일차 | 2일차 | 3일차 |
|---|---|---|---|
| 최저 기온 | 14℃ | 11℃ | 13℃ |
| 랜턴 점등 | 4시간 | 5시간 | 3시간 |
| 보조배터리 잔량 | 62% | 21% | 0% |
| 휴대폰 잔량 (취침 전) | 48% | 33% | 17% |
“랜턴을 두 개 켜는 순간
하루가 반나절로 줄어듭니다.”
가져가서 한 번도 안 쓴 것
- 접이식 테이블 대(大) — 짐의 3분의 1을 차지했는데 소(小)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 의자 두 개 — 하나는 짐 받침으로만 썼습니다.
- 가스 토치 — 파이어스타터와 착화제로 세 번 다 성공했습니다.
- 여분 타프 — 비가 안 왔지만, 이건 안 쓴 게 다행인 쪽입니다.
반대로, 하나 더 가져갈 걸 그랬던 것
- 헤드랜턴 — 손을 쓰려면 이게 답입니다. 랜턴 켜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 두꺼운 양말 — 새벽 11도에서 발이 제일 먼저 시립니다.
- 물 5리터 — 계곡물을 끓여 쓸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갈 것인가
갑니다. 다만 이번에는 이틀만요. 사흘째부터는 물과 배터리를 아끼는 데 신경이 쏠려 정작 하러 간 것을 못 하게 됩니다. 노지에서의 적정 일수는 1박 2일, 길어야 2박 3일이라는 게 이번에 내린 결론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어두워지면 할 일이 정말 없습니다. 그게 좋아서 가는 것이긴 하지만, 처음 가시는 분이라면 책 한 권이나 이야기 상대를 챙기시길 권합니다.